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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난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우연찮게 길에서 만난 후 아직까지 그 만남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인생이란 참으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우연성이 가져다 주는 필연' 정도로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마키와의 만남을 지속하면서는 인연이라는 것에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연성에 기초한 우리의 만남을 지속시켜주는 그 인연에 대해서 말이죠.

오전에 대사관에서 비자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숙소에 3시에 도착했습니다. 나고야에서 묵었던 비지니스 호텔과 비슷하더군요.  리모콘에 성인 영화를 볼 수 있는 것까지 똑같았습니다. 조리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주방도구가 갖추어진 것 정도 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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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일커플 일본여행'기 

① 그녀는 에이리언~
② 야동을 보시겠다고요? 
③ 무서운 일본 노숙자
④ 일본!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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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정리도 하지 않은체 잠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음 부터는 야간 버스를 못탈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몸이 축 늘어지니 말입니다. 평소에 운동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무래도 챙겨야 할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에서 오는 피로감이 아닐런지요. 어깨가 축 늘어지고, 눈꺼풀은 무겁기만 하고. 샤워고 머고 침대에 고개를 묻고 자버리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 때에는 벌써 해가 어둑어둑 거리고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벌써 7시가 넘었더군요. 3,4시간 정도 숙면을 취해서 그런지 몸은 가벼웠습니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저녁도 먹을겸 밖으로 나왔습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오츠카역에서 도쿄시청 전망대가 있는 신쥬쿠역까지는 전철로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낮의 신쥬쿠역과는 새삼 다른 분위기를 느낄수가 있더군요. 밝고 화려한 조명 아래에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서울과 비교해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느껴지는 이물감. 내가 앞으로 좁혀가야 할 거리이기도 합니다. 그녀와 나 사이의 보이지 않는 미묘한 차이 같은.

그 실체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대화 도중에, 때로는 행동 속에서 문득문득 느껴지는 그런 감정들 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만들어 먹을 때도, 난 국물용으로는 멸치가 최고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녀는 가츠오부시를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차이속에서 생기는 그 미묘함이 때로는 힘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작은 차이의 극복! 우리가 반드시 해내야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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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도쿄시청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망대에서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42층 높이에서 공짜로 말이죠. 전망대를 관광상품화하여 지역의 명물로 만든 도쿄시청의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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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청에서 바라본 모습.
낮의 마천루 빌딩숲 모습이 조금은 무미건조한 반면,
이와는 반대로 밤의 신주쿠의 모습은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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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방콕의 반얀트리 호텔 옥상의 오픈 바

42층의 높이에서 바라본 야경은 감탄 그 자체였습니다.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가 본 홍콩의 야경은 건물 곳곳에 전구로 휘황찬란하게 밝힌 인공적 볼꺼리라면, 태국 반얀트리 호텔 60층 오픈 바에서 바라본 야경은 지붕이 없는 옥상에서 최대한 하늘과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야경이였고,  또한 이 도쿄 시내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야경은 마천루 숲의 휘황찬란함을 촌놈인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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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이였지만 발길을 숙소로 돌리기에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근처를 걸으며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중 사람들이 많이 줄 서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좀 특이하게 가게 안에서 말이죠.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까 스시를 파는 곳 이였습니다. 스탠딩으로 스시를 먹더군요. 패스트푸드나 라면 같은 음식은 속전속결로 빨리 먹는 경우가 많지만, 스시까지 서서 먹는 모습에 약간 당황스럽더군요. 우리 같으면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느긋하게 기분내며 먹으려 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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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까 주변에 서서 먹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선술집 분위기인 이자카야, 모밀국수 전문점, 일본식 아침식사를 파는 곳 등이 모두 스탠딩이였습니다. 가격차이라고 해봤자 그렇게 크게 나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아무래도 누구에게도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것이 아닐런지요. 혼자와서 가볍게 술 한잔 걸친다거나 식사하고 부담없이 떠날 수 있으니까요.의자가 있으면 상대방과 대화도 해야하고, 그렇게 되면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차라리 이런 스탠딩 음식점에 들러 혼자서 가볍게 먹고 떠나는 것이 아닐까 혼자서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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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빠릿빠릿한 체로 늦은 밤거리를 정처 없이 걷다가 시간이 훌쩍 12시를 넘어버렸습니다. 전철이 끊어진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짧은 거리가 아니였으면 큰일날뻔 했네요. 15분 정도 탄 것 같은데 요금은 2만원이 넘게 나왔으니... 이래저래 고난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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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경으로 그 화려함을 더하는 신주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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