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08년~12년)/LIFE

우리가 일본행을 택한 이유!

도꾸리 2008. 9. 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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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로 결혼한지 3년 됐다. 정확히 한남일녀.

태국에서 만나 한국에서 결혼했고, 현재는 일본이다.


한국에서의 3년, 아내는 잘 참아주었다.

아내는 이런저런 루트로 일본에 가서 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민감하지 못한 나, 아내의 이런 생각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실, 일본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내 나이 34, 이제 무엇인가 새롭게 하기보다는 정착하고 싶어하는 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행을 택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1. 돈!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의 기준.

아내와 결혼한지 3년, 이 중 월급이란 것을 준 것이 대략 1년 정도 된다.

출판사에서 땡겨 받은 선인세는 책 만드는데 온전히 써버렸다.

중간중간 지인의 소개로 매체에 기고해서 받은 돈으로는 생활이 될 수 없었다.
 
어쩔수 없이 아내가 YBM 시사 같은 일본어 학원이나 개인 과외로 번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아내는 지금 일본 회사에 다니고 있다.

조금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나와 아내가 번 돈 보다 지금 아내 혼자 더 많이 번다.

내가 조국애가 없다거나, 혹은 아내가 일본을 너무 사랑해서 일본에 온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한국에 비해 쉽게 벌 수 있기 때문이다.




2. 제 2외국어 보다 모국어를 선택했다.

아내와의 대화는 영어가 가장 편하다.

아내는 영어,일본어,태국어가 가능하다. 나는 중국어,한국어,영어가 가능하다.

이렇다보니 영어가 우리의 공용어가 되었다.

영어가 유창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어로 대화가 안되는 것도 아님을 우선 밝힌다.



현재까지는 서로에게 제2외국어인 영어로 대화하는데 문제 없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언제까지 영어로 할 것인가?

둘 중 하나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여러 이유에서 편하다.

아내의 한국어 공부는 일단 실패했다.

당시, 돈이 없어 제대로 공부를 못한 것도 있지만,

아내는 애시당초 한국어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 내가  아내의 모국어인 일본어를 배워야만 한다.

이것이 내가 지금 일본에 있는 이유중 하나다.




3. 언어보다 더 중요한 문화와 관습

결혼 초기에 아내와 많이 싸웠다.

애시당초 완전히 별개의 국가에서 살아온 사람이 만나 한 이불 덮고 살기란,

물리적으로는 쉽겠지만, 정서적으로는 그렇지가 않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선행되어야만 하는데,

때로는 이기심이란 놈이 불쑥 튀어나와 서로를 이간질 했기 때문.


언어적인 문제만 따진다면 한국에서 배워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몸에 체득된 서로의 문화와 관습을 알아야만 했다.

이걸 알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었다.

일본에서 살면서 체득하는 수 밖에.




4. 만약 아이가 있다면?

현재 아이는 없지만, 이 질문도 우리가 일본행을 택한 이유중 하나다.
 
그만큼 여러 고민을 많이 하고 내린 결정.


만약에 여러분의 아이가 일본에서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과연 몇 퍼센트나 일본에서의 삶이 좋다는 답을 하게될까?

삶이 좋다는 의미는 여러가지다.

경제적인 풍요, 문화적인 혜택, 교육적인 면도 고려대상이다.

내 결론은 내가 일본에 있다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참고로, 국적 문제가 아님을 밝힌다.

우리에게 태어나는 아이의 국적은 아이 스스로 결정하게 할 것이다.

그러니, 선급하게 결론내리길 좋아하는 악플러들, 괜히 이것 가지고 꼬투리 잡지 마시길!




5. 배가 싫어 사공은 산으로 갔다.

사공에게 있어 배는 생활의 수단이자 삶의 전부다.

하지만, 이런 배를 놓고 사공이 산으로 갔다는 것은  그 만큼 정내미 떨어졌단 이야기렸다.


이 나라는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주요 매체 안 본지는 오래됬다.

물가 잡기도 바쁠텐데, 정부는 어찌나 친절한지 대기업과 가진자를 위한 정책 양산에 바쁘다.

동네 아주머니의 한 숨 소리만 더 길게, 더 깊게 들릴 뿐이다.


한 개인이 다른 나라로 갔음에 거창한 이유가 있으리 만무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지 속이 시원할 것 같아 적어본다.




국적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지만,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내가 정하고 싶었다.

이것이 앞에 열거한 이유의 대전제다.


내가 살고 싶은 나라에 대해서 결정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나의 조국 한국이나 아내의 모국 일본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살아본 경험이 있는 중국이나 태국, 혹은 아내가 살았던 호주가 될 수도 있다.



부디, 내가 살고 싶은 곳이 내가 생각했던 그 나라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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