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04년~08년)

가츠오부시와 멸치~

도꾸리 2007. 12. 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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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오'란 가다랭이 종류의 생선을 말한다.
이를 찌고 말리고 훈제하는 3과정을 거쳐 대팝가루 처럼 만들어 낸 것을 '가츠오부시'라고 한다.
국수도 어엿한 한 끼 식사를 넘어서 훌륭한 요리로 자리잡은 일본인들에게 이러한 가츠오부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재료.

한국에서는 국물맛을 내기 위해서 주로 멸치를 사용한다.
칼칼하고 시원한 맛 때문에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멸치.
하지만 멸치의 검은 내장을 제거 하지 않았을 경우 국물맛이 씁쓸해 진다거나, 음식속에 온전한(?) 통멸치가 들어간 경우 미관상의 불일치로 요새는 많이 선호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전에 국물맛을 내기 위해 멸치를 사러 갔다.
슈퍼의 한 쪽 켠에 진열되어 있는 진공포장의 멸치를 집어들자, maki의 한 마디...

"그건 머하게?"
"국물용~~"
"그렇게 큰 걸?"
"그게 말이지... 음... 한국에서는 이놈을 넣어야 제맛이 나거든~"
"징그러워~~"

그러면서 옆에 있는 가츠오부시란 놈을 집어든다.
일본에서 국물용으로 많이 쓴다고 한다.
가츠오부시라...

일본인과 결혼한 선배가 우스게 소리로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의 정체성을 모르겠다고.
일본회사에 다녀서 한국어 쓸 일이 별루 없고, 집에 돌아와서도 부인과 일본어로 대화하고...
음식도 국적불명의 일본과 한국의 의도되지 않는 퓨전 음식이 주고...
한일축구경기라도 할라치면 그 경기의 결과가 가져올 파장때문에 차라리 tv를 꺼버린다고...
그렇게 자기자신이 변해가는 모습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주변으로써...

어제 멸치 대신 가츠오부시를 이용한 음식을 만들었다...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하다..
선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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